“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하략)” 도종환 님의 시 담쟁이 일부분이다.

1만8천여 세무사자격 변호사들이 세무대리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느냐, 아니면 막아 내느냐를 가르는 절체절명의 법안인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한 심의가 본격 시작된 `19년 초겨울(11일) 국회 앞 담장에 기대어 ‘1인시위’를 펼치고 있는 곽장미 세무사고시회장(사진)의 모습에서 그가 기댄 담장에 지난 여름 절망의 벽을 끝내 기어올랐던 담쟁이 넝쿨의 앙상함이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아마도 세무사고시회의 이런 노력은 담쟁이 넝쿨의 생존력 만큼이나 높디 높은 변호사의 벽을 넘어 세무사시장의 정의를 오롯이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이날 따라 그가 든 피켓에 쓰여진 ‘변호사는 만능인가. 변호사 시험에는 회계가 없습니다. 세무사법 개악안 즉각 철회하라’라는 내용이 더 선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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