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부사장 재무총괄 진두지휘 관측…지난해 영업이익 하락 등 초라한 성적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를 이끄는 조현범 대표가 지난해 배임수재, 업무상 횡령,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회사 측은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 등에 따른 추징금 통보에 불복하여 과세전적부심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표의 구속 배경에는 지난 2018년 7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특별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 내역이 포착됐고, 검찰 고발에 따른 조사에서 조세포탈 혐의 외에 금품 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지난해 11월 구속돼 현재까지 재판 중에 있다.

서울국세청은 지난해 1월 세무조사 결과에 대해 추징금을 통보했고, 한국타이어 측은 국세청의 추징금 부과에 불복해 과세전적부심을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세무당국의 추징금에 대한 불복 진행 과정은 조 대표가 구속된 상황에서 재무 수장을 맡고 있는 박종호 부사장을 진두 아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의 재무부서를 총괄하고 있는 박 부사장은 배재고·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30회를 통해 공무원이 되어 국세청과 재정경제부 세제실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서울 본사 시절에 총무과장, 소득세 과장 등으로 약 7년간 근무하다가 미국 유학으로 조지워싱턴대 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한 정통 엘리트 재무인사로 통한다. 1994년에는 재정경제부 세제실에서 근무했고, 1999년 LG전자 금융기획팀장으로 특채되어 2001년에는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박 부사장은 2011년 8월에 한국타이어에 재무회계 담당 전무로 전격 영입돼 당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15년 한국타이가 2대 주주로 있던 한온시스템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중책을 맡아오다 2018년도에 한국타이어 재경본부장으로 복귀한 이후 현재까지 재무라인을 진두지휘해 오고 있다.

기업은 국세청으로부터 추징금을 통보받으면 주주들에게 정보제공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공시하고 실적 반영하는 게 통상적이지만 한국타이어는 국세청의 추징 사실 및 금액규모 등에 대해 자율공시 등의 고지를 하지 않았다.

세무당국의 과세가 잘못됐다고 판단할 경우 개인 또는 기업은 과세전적부심사, 이의신청, 심사·심판청구 등의 과정을 통해 불복 절차를 밟는다. 이 중 불복의 첫 단계인 과세전적부심사는 세무조사 결과에 대한 국세청의 사전 통보에 불복할 경우 납세자는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과세전적부심을 청구하는 납세자 권리를 보호·구제하기 위한 제도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추징금액 등은 밝힐 순 없지만, 공시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며 “추징금액을 회계에 반영했는지에 대해선 IFRS(국제회계기준) 규정에 따라 대손충당금으로 책정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계자는 “추징금의 내용과 금액에서 다퉈볼 부분이 있어 시각차를 조율하고자 해당 절차를 밟게 된 것”이라며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어떤 의견이나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지난 13일 지난해 결산 실적을 공시했다.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도(6조79550억원)와 비슷한 6조896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도의 7027억원에 비해 22.7%나 감소한 5429억원에 그쳤다. 2016년 영업이익 1조1032억원과 비교하면 3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16.7%에서 7.9%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법인세비용까지 뺀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5304억원에서 지난해 4123억원으로 22.3%가 줄어들었다.

타이어업계 빅3 중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가 이처럼 지난해 처참한 성적표를 받은 반면 나머지 금호·넥센 타이어는 각각 전년 대비 실적 상승했다.

한국타이어 실적 부진은 신차용 타이어 공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교체용 타이어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 타사에 비해 덩치가 큰 한국타이어에 수익성 악화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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