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더위 속 시원한 빗줄기가 종일 이어진 13일, 동대문세무서의 부가가치세 신고 현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납세자 스스로’였다.

2020년 제1기 확정 부가가치세 신고·납부 기간을 맞아 오후 2시 30분경 들어선 동대문세무서는 신고창구 운영 첫 날임에도 이미 방문객은 100번을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세무서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띤 것은 “부가가치세 신고서는 납세자 본인이 스스로 작성해야 하므로 홈택스를 통해 직접 신고하거나, 세무대리인의 도움을 받아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이었다.

국세청은 사실 그동안 홈택스 신고를 독려하며 납세자의 세무서 내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신고 때마다 세무서 직원이나 도우미들이 전자신고를 대행해 주는 ‘울며 겨자먹기식’ 관행이 이뤄져 왔다.

납세자들의 “모른다. 어렵다. 해달라”는 식의 요청(?)과 불만 등으로 인해 올 5월 소득세신고기간까지만 해도 “국세청 직원은 신고서를 대리 작성하지 않는다”는 현수막을 붙여놓고도, ‘전자신고 창구’를 운영할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실정이었다.

이에 서울지방국세청(청장 김명준)이 오는 7월 부가세 신고때부터는 기존과 같이 신고창구는 설치하되, 세무서 직원의 신고서 대리작성은 일체 실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동대문세무서는 총 10개의 신고창구를 설치해 납세자 스스로 수기로 신고서를 작성토록 하는 한편 전자신고창구 자체를 설치하지 않았다.

세무서 입구에서부터 안내 직원들은 “신고서 대리 작성은 해주지 않는다”고 큰 소리로 납세자에게 안내하고 있었다.

지하1층 강당으로 내려가보니 그간 세무서 직원이나 납세도우미들이 각각 수 대의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영세 납세자들의 신고를 돕던 모습과 달리, 직원들은 신고자료를 조회하거나 작성목록을 안내할 뿐, 납세자 각자 신고자료를 놓고 수기로 신고서를 작성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박진하 동대문세무서장은 “신고창구에 직접 오시는 납세자분들을 위해 ‘부가가치세 신고서 작성 예시’도 제작했다. 부동산임대업, 음식업, 화물운수업, 도소매업 등 업종별로 나눠 비치했다”며 “납세자들이 신고서 작성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안내와 신고편의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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