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일감몰아주기 의혹, 지분승계 및 매매거래 세금포탈 혐의인 듯
 

지난해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LIG그룹이 지난달 초에는 국세청 고발에 따른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그리고 국세청의 세무조사로 500억원 규모의 추징금을 부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LIG그룹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는 오너일가로서는 1년 동안 국세청으로부터 호된 뭇매를 맞은 셈이다.

LIG그룹은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이 주력 계열사이고, 이외에 시설관리 회사인 휴세코, 소프트웨어업체인 LIG시스템 등이 있다. 과거 LIG손해보험을 매각한 뒤 LIG넥스원을 중심으로 그룹이 재편됐다.

국세청은 지난해 LIG그룹과 오너일가의 일감몰아주기 및 조세 포탈에 혐의를 두고 강도 높은 특별세무조사를 착수했다. LIG그룹 오너일가가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득했고, 그 과정에 휴세코나 인베니아, LIG시스템 등 계열사가 동원됐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휴세코가 지난해까지 6년간 평균 내부거래 비중이 42.13%로 일감 몰아주기 혜택을 받았고, LIG시스템도 같은 기간 동안 평균 내부거래 비중이 64.15%에 달했다고 알려졌다. LIG 지배주주 등이 직간접적으로 지분을 보유 중인 인베니아 또한 총매출액의 75% 이상이 일감 몰아주기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후 지난달 8일 검찰이 서울 종로구의 LIG그룹 본사사옥과 경기도 성남시 판교 LIG넥스원 사업장 등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1년 전 특별세무조사 이후 이뤄진 국세청의 고발에 따른 것으로 국세청이 LIG그룹 오너 일가가 내부 거래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득했다는 정황을 포착했고, 이를 증거로 보강하기 위한 검찰 압수수색이라는 관측이었다.

세무당국과 재계에 따르면, 이번 국세청의 LIG에 대한 추징금 부과는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와 지난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밀도 있게 분석한 결과로, LIG손보를 매각하고 방산계열사인 LIG넥스원을 상장해 그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위반한 오너일가의 조세 관련 문제에 대한 징세가 아니겠느냐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세무당국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히 답할 수가 없다"며 "다만 오너들끼리 사법처리를 받은 이후 지분 재분배 과정에서 거래한 가치가 문제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답변했다.

지난 3월 별세한 구자원 LIG그룹 회장의 장남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과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은 지난 2012년 사기성 LIG건설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징역형을 받아 구속 수감됐고, 2016년 10월과 2017년 2월에 각각 만기 출소한 이후 경영에는 아직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IG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장남 구 전 LIG넥스원 부회장과 차남 구 전 LIG건설 부사장 등 오너일가가 비상장 그룹지주사인 (주)LIG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주)LIG는 LIG넥스원의 지분 46.36%, 휴세코·LIG시스템에 각각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오너일가가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를 가졌다.

일련의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현재 구조를 갖추는 과정에서 시장가치나 본질가치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LIG 지분을 상속 및 증여, 매매 거래가 이뤄진 혐의를 세무당국이 이번에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LIG그룹과 오너일가는 2014년 LIG손해보험(현 KB손보) 매각과 2015년 LIG넥스원 상장 과정에서 지주사 ㈜LIG 지분 승계 및 거래에 따른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은 바 있다.

LIG그룹 관계자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추징금액이 500억원이라고 잘못 알려진 것 같다"며 "당시 LIG손보 매각 이후 주주간 지분조정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비상장주식 가치평가는 과세 당국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조사에도 성실히 응하고, 기업 입장도 충분히 소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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