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 후보 중 숏리스트 추려 통보

남매 상속세 등 필요자금 올리브영 ‘디딤돌’
 

2022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CJ올리브영이 그룹승계작업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공개(IPO)에 앞서 프리IPO(상장전 지분 매각)를 진행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얼마나 확보할지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CJ그룹과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예비입찰 응찰자 14곳 가운데 적격 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를 추려 구두로 통보했다.

지난 16일 진행됐던 프리IPO 예비입찰에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 한앤컴퍼니,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사모투자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PEF)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수의 원매자만 초청하는 제한적 경쟁입찰 형태다.

인수제안서(LOI)를 제출한 후보들은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EV)로 1조원 초중반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선호·경후씨가 보유한 CJ올리브영의 신주와 구주를 합친 지분 24.88%와 이 회장의 동생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지분 10.03% 등으로 희망 매각가는 약 3000억원 규모로 관측된다.

올해 예상되는 CJ올리브영의 매출액은 2조660억원으로 지난해 1조9600억 대비 5.4% 증가, 당기순이익도 약 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단순 계산의 경우에도 기업가치는 1조4000억원 수준으로 후보자들의 평가를 넘어선다.

CJ 측은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적격 예비인수후보를 추려 통보했고, 실사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께 본입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쟁쟁한 후보가 참여한 이번 예비입찰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원매자들이 실사 등을 거쳐야하는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최종 본입찰까지 완주하는 후보가 몇이나 될지는 미지수로 남는다.

CJ그룹의 장남 승계 작업은 지난 2014년 당시 수감 중이던 이 회장이 그룹 시스템통합(SI)사업을 하던 CJ시스템즈 지분 15.91%를 장남인 선호씨에게 증여하면서 시작됐다. CJ시스템즈가 자회사인 올리브영을 합병한 뒤 CJ올리브네트웍스로 사명을 바꾸고, 선호씨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1.3%를 취득했다. 이후 추가 증여 등을 통해 현재 선호씨는 17.97%, 경후씨는 6.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CJ올리브네트웍스를 분할한 뒤 IT부문을 (주)CJ로 합병해 포괄적 주식교환 방법으로 선호씨는 지주회사의 지분 2.75%를 확보했다. 또 지난 4월엔 이 회장이 (주)CJ의 신형우선주를 증여했다. 2029년 이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선호·경후씨의 지분율은 각각 5.2%, 3.8%로 올라선다.

CJ 지배구조의 중심 회사는 CJ㈜다. 선호·경후씨 남매는 현재 CJ㈜의 지분을 각각 2.75%, 1.2% 확보하고 있지만 이 회장 지분(42.1%)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으로 선호·경후씨가 지주회사에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지난 4월 증여받은 우선주의 상속세만 600억원에 달하고, 더욱이 최대주주인 이 회장의 주식 1227만5574주(42.07%)를 모두 증여받을 경우 대략 5000억원(주가 8만원 기준) 가량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

지배구조에서 크게 상관 없는 CJ올리브영이지만 상장 후 상승한 기업가치로 인해 이들 남매의 경영 승계작업은 탄력을 받게 된다. 올리브영 상장 후 남매가 지분 매각을 통해 실탄을 마련하고, 지배구조의 핵심인 CJ㈜의 지분을 취득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H&B(헬스앤드뷰티)업계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압도적인 1위 브랜드다. 지난해 매출 1조9600억원, 영업이익 879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대체로 CJ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잘 살려 2년 뒤 IPO 흥행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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